방화문은 단순히 출입을 위한 문이 아닙니다. 

양금119안전센터 소방교 박정희

화재가 발생하면 일정 시간 동안 화염과 연기를 차단하여, 건물 내의 다른 구역으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아주는 특수 설비입니다. 이 덕분에 사람들은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되며, 소방대원들은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보하게 됩니다.

 하지만 방화문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항상 닫혀 있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져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일상생활의 작은 편의를 위해 이 중요한 원칙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잠깐 환기하려고", "출입이 불편해서"와 같은 이유로 방화문을 열어두거나, 문을 고정하는 '도어스토퍼'를 설치하는 행위가 대표적입니다.

 열린 방화문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는 과거의 화재 사례들을 통해 여실히 드러납니다. 1층에서 시작된 화재가 방화문이 열려 있어 연기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고층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는 우리에게 큰 경종을 울립니다. 화재 시 불꽃보다 더 빠르게 이동하는 연기는 계단실을 통해 건물 전체로 퍼져나가고, 이는 곧 수많은 생명을 위협하는 통로가 됩니다.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방화문은 언제나 닫힌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위반 시에는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적 제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안전을 지키고자 하는 시민 의식입니다.

 방화문을 닫는 작은 실천은 나뿐만 아니라 우리 이웃과 가족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오늘부터라도 내가 사는 건물, 내가 일하는 공간의 방화문이 제대로 닫혀 있는지 확인하고, 열려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닫아주십시오.